내 맘대로 감상평 / / 2022. 10. 13. 01:21

헌터 킬러, 적을 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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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영화에 빠져들게 만든 영화!!

전쟁 영화보다는 SF영화, 스포츠 영화를 더 좋아하는 편이라 넷플릭스에서 꾸준히 추천을 해줘도 미루고 미루다 포스터에 계신 제라드 버틀러 님을 믿고 봤었는데요. 그 이후에도 몇 번이나 보고 또 볼 정도로 저에게는 명작이었습니다. 줄거리는 정말 단순합니다. 전쟁의 구실을 만들고자 하는 러시아 쿠데타 세력의 의도를 알아내고 역으로 잡아내는 흔하다면 매우 흔한 소재여서 스토리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스토리보다는 중간중간의 명장면들이 홀딱 반하게 만들고 나름대로의 의미 부여 덕에 더 좋아진 영화였어요. 헌터 킬러 이후에 잠수함 영화들을 붉은 10월, U-571 등 보이는 대로 클릭해서 감상했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는 유튜브에 잠수함 건조 과정이나 잠수함의 첨단 기술 등을 소개하는 영상이 추천이 되어서 짬짬이 시청할 정도인데요. 엄청나게 어릴 때 제주도에서 관광용 잠수함을 탔던 적이 있지만 기억나는 것은 잠수함 밖에 매달아 놓은 농구공이 수압에 의해 찌그러졌던 것 밖에 없지만 그 경험만으로도 잠수함 영화들을 조금이나마 더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무언의 제스쳐가 인상적이었던 장면

정말 사소하고 별 것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주인공 글래스 함장이 아칸소 함에 들어왔을 때 갑판장과 독대하는 장면에서 잠깐의 순간이 매우 인상 깊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갑판장이 현재는 보급되지 않는 기념 메달을 함장에게 주려는 순간이었어요. 잘 모르겠지만 잠수함 승조원들이 행운을 빌기 위해 주머니에 갖고 있는 메달인 듯했는데요. 갑판장이 함장을 생각해서 일부러 챙겨주려는 것이었겠죠? 그러자 함장 글래스는 자신이 과거에 탑승했던 잠수함의 메달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주머니에는 이것 하나밖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사양합니다. 그때 갑판장이 눈짓으로 만져봐도 되겠냐고 물어봅니다.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눈빛만 주고받았는데 함장은 선뜻 만져보라고 내주거든요? 저는 이 장면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몇 번이나 계속 돌려봤어요. 물론 대본에 의한 연기였겠지만 우리가 실생활에서도 정말 친한 사이면 특별한 말 없이고 느낌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잖아요. 그런데 영화 설정상 함장과 갑판장은 서로 잘 모르는 상대임에도 그런 제스처에 바로 제대로 소통하며 반응하는 게 보기 좋았습니다. 

 

적군의 지휘관을 동료로 삼을 수 있을까?

아칸소 함은 음모를 작당하기 위해 고의로 침몰시킨 러시아의 아쿨라급에 생존자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함을 보내 생존자들을 구출해냅니다. 와 정말 그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도 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구조 신호를 보냈다는 것도 대단했어요. 그런데 구조하러 온 군인들이 적군이었다니 그들도 놀랐겠지만 우선 생존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침착하게 탑승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구조된 러시아 해군 중 한 명은 세르게이 안드로포프 중령, 즉 아쿨라급 잠수함의 함장이었습니다. 글래스 함장은 지휘관의 계급에 맞는 대우를 하도록 조치하고 깍듯이 대합니다. 그러다 작전으로 인해 아칸소 함이 러시아 해역으로 침투를 하게 됐어요. 문제는 그 지역으로 미군이 투입된 역사도 없고 더군다나 수많은 기뢰로 도배가 된 지역이기에 무작정 침투했다가는 들어가는 순간 대형사고가 터질 것이 뻔했습니다. 그때 글라스 함장은 세르게이 함장에게 당신들의 잠수함이 어뢰가 아닌 내부 폭발로 침몰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음모에 대해 설명 한 뒤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다행히 설득이 먹혔는지 세르게이 함장이 지휘실로 왔고 글라스 함장은 그에게 지휘를 맡깁니다. 다행히 정말 아슬아슬하게 무사히 통과를 하면서 본격적인 작전이 시작되게 됩니다. 자, 과연 여러분이었다면 적군을 동료로 삼을 용기가 있을까요? 아무리 설득을 한다고 한들 통하지 않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적을 동료로 삼을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우리가 직장 학교 친구 등등 살아가는 내내 적을 만나게 되는데요. 저는 솔직히 적을 만들지 말자는 주의라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활동하지만 그럼에도 적대 관계가 만들어지면 정말 칼 같이 외면해버리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요새는 그렇게 하는 것도 피곤하고 오히려 포용하면서 활용하고 그 주변인들에게까지 인정받는 게 훨씬 더 보람차고 덜 피곤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당연하게도 끝까지 미워할만한 인물들은 제 인생에도 있지만 그건 정말 심한 경우이고 할 수만 있다면 한 번 더 돌아가더라도 적을 친구까지는 아니어도 동료 정도로는 활용할 수 있는 관계로 만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역량은 기본이다.

적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은 결코 마음가짐만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이 나를 무시하지 않고 서로 힘이 되는 관계가 되려면 적어도 비슷한 능력을 갖거나 오히려 압도하는 역량을 갖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예요. 헌터 킬러에서는 잠수함에서의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대통령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되는 특수부대팀의 이야기도 동시에 진행이 됩니다. 단 4명이 보여주는 엄청난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적을 동료로 만들거나 활용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적진의 한가운데에 들어가서도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영화를 보며 다시 다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영화 자체는 뭔가를 추리할 것도 없고 반전이 크게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군의 장비와 능력 자랑 그리고 적을 끌어안는 포용력을 보여주는 내용이라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섬세하게 감상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군사 작전에 비하면 모순이 정말 많아요. 그래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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