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만 해도 끔찍한 사고가 실화였다니!!
위도우 메이커라는 게임 캐릭터가 있다 보니 그냥 특별한 의미도 생각하지 않고 봤는데 생각해보니 과부를 뜻하는 위도우, 그러니까 과부를 만드는 제조기라는 제목의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봤습니다. 사실 평소 같으면 보지 않았겠지만 헌터 킬러를 보고 난 뒤라 잠수함 영화들이 보이는 대로 감상하던 시기에 봤거든요. 아무튼 실제로 벌어진 끔찍한 핵잠수함 사고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핵잠수함을 소재로 한 전쟁 영화가 아닌 사고 영화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실제로 영화에서는 전투 장면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잠수함 내부에 있는 핵연료 시설이 문제가 생기면서 대처하는 모습이 중심이에요. 밀폐된 공간에서 감기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만으로도 큰 일인데 핵연료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잠수함을 가득 채운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입니다.
상관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대부분의 사고는 전조 증상이 나타나고 그것을 발견하고 조치해서 큰 사고로 번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의 핵 연료 사고 또한 마찬가지였어요. 영화의 설정인지, 실제로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기계적인 결함이 의심되는 문제가 발견됩니다. 새로운 함장의 무리한 기동이 잠수함에 충격을 줬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원자로가 문제가 생긴 것이었어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함장에게 담당자 바딤은 일정 온도가 넘어버리면 녹아버리고 걷잡을 수 없게 된다며 확실하게 설명을 합니다. 그러자 일단 원자로를 수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식수 파이프를 연결해서 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잠수함 내에서 절대 권력인 함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려고 할 때 끝까지 설득하는 용기는 계급이 분명한 조직에서 결코 쉽지 않은 것일 텐데 아마도 목숨이 걸려있는 문제가 벼랑 끝 공포 덕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한다면 그 누구를 어떻게 정할까요?
원자로를 고치기 위해 투입될 인원을 정하는데 그나마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진 담당자는 세번째에 들어가기로 합니다. 원자로 수리에 3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한 팀에 2명씩 각각 10분마다 교대하기로 한 것인데요. 첫 번째 팀이 단 10분만 작업을 하고 나왔음에도 엄청난 양의 피폭으로 끔찍한 몰골이 되었습니다. 담당자 바딤은 그 모습을 보고 엄청난 패닉에 빠져버립니다. 아무래도 원자로에 단순히 가까이 가는 것도 아니고 수리를 위해 초근접으로 있어야 하는데 그 위험성을 알수록 더더욱 무서웠겠죠. 두 번째 팀의 작업도 끝나고 이제 담당자 바딤이 들어갈 차례인데 계속 버티고 들어가지 않자 작업반장이 대신 들어가서 예정된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작업을 하고 다행히 마무리가 됩니다. 원자로의 온도가 서서히 떨어지자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임시방편이었다 보니 다시 원자로의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것을 가장 먼저 발견한 바딤은 직접 들어가서 20분 가까이 작업을 하고 혼자서 대형사고를 막아냅니다.
정말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차라리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 몰랐다면 나설 수 있겠지만 저는 도저히 못 했을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장비도 없고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으니 차라리 다른 방법으로 처벌을 받겠다고 애걸복걸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잠수함 안에서 희생을 한 일곱명 덕에 수많은 선원들이 생존할 수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그 일곱 명은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났고 다른 수많은 선원들도 따라가게 되면서 K-19 함선을 히로시마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원자폭탄을 맞은 지역이니 딱 맞는 별명이긴 합니다만 일본 여행을 갔을 때 들렀던 히로시마 기념 공원에서 봤던 끔찍했던 모습이 떠올라서 소름이 쫙 끼쳤어요. 그 당시 원자폭탄을 맞고 부서진 건물도 그대로 보존하고 있고 그때의 참상을 박물관에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거든요. 아무튼 죽을 각오를 했더라도 고통스러운 것을 견딜 용기는 또 다른 듯합니다. 아 정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핵연료가 없이는 살기 힘들 텐데 원자로 관리 기술은 충분히 발전했고 또 더 진화를 하겠죠? 꼭 이 영화에서 처럼 극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여러 분야에서 희생하고 용기를 내어주고 계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마무리해봅니다. 너무나 끔찍한 내용이라 쓰면서 몇 번이나 움찔거렸는지 모르겠어요. 글도 중구난방인데 충격적이었던 만큼 이렇게 감상평을 쓰면서 조금 나아질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닌 것 같아서 후회가 됩니다. 저처럼 겁 많고 예민한 성격이라면 감상을 권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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