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는 지구를 떠나고 나머지는 지구에서 산다.
상식적으로 우주에 사는 것이 더 위험하고 어려울 것 같은데 영화에서는 지구를 버림받은 99%이 사는 곳, 우주에 선택받은 1%가 사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우주에 있는 유토피아를 꿈꾸며 살아가고 심지어 밀입국을 시도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마치 현재 국경을 넘는 남미의 모습을 보여주는 느낌도 없진 않은데요. 우주에 사는 상위 1%의 모습이 그렇게 많이 묘사되지는 않지만 지구는 지저분하지만 엘리시움은 깨끗하고 무엇보다 뭐든지 치료해주는 캡슐 의료기가 기가 막힙니다. 주인공의 여사친의 딸이 다리가 아파서 엘리시움에 데려가서 치료하는 게 미션이 될 정도로 그 치료기가 매력적인데요. 종종 미래의 의료, 헬스케어를 이야기할 때 이 영화가 언급되기도 합니다. 만약 정말로 지구의 생태계가 최악이 됐을 때 부자들은 우주로 떠나게 될까요? 차라리 그 돈으로 지구를 더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은 어떨지 싶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은 이미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듯합니다.
생각도 공감할 수 없고 재산도 공유할 수 없다.
누구나 사람은 서로 다른 가치관과 생각으로 살게 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공감대라는 게 있을 수 있는데 갈수록 미디어가 더 개인화되면서 사람들 간에 생각의 차이 성향의 차이는 점점 더 멀어지는 듯합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보다는 일단 나만 살아가겠다로 방향이 잡혀지고 있고, 나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세상이 되고 있어요. 그건 개인의 노력 여부보다도 현실적인 문제가 분명 있다고 봅니다. 그러다보니 부자들은 더더욱 자신들의 자산을 보호하는데만 치중하는데요. 각종 탈세나 편법들이 그 방법 중 하나일겁니다. 그렇게 돈과 자산을 몰아가는 것이 이 영화에 빗대면 우주에 삶의 터전을 만드는 행동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자기들끼리 버티면 뭐하나요. 우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지구가 망가져버린 것처럼 우리 사회 경제가 무너지면 부자들이라고 살기 좋아질까요? 그렇다고 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부자들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이해가 되거든요. 가진 자들을 나쁜 놈들로 몰아가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들의 주머니를 더욱 열기 싫게 만드는 듯 합니다. 아무리 나쁜 놈이어도 착하다고 좋은 사람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 내가 그런가 하고 바뀔 가능성이 0.000001%라도 있을 텐데 갈수록 독하게 까대고 있죠? 전혀 부자들의 고충은 생각지도 않고 세금을 적게 낼 수록 분노는 더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이 바뀌어야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부하면 박수를 쳐주기는커녕 세금 적게 내려고 한다며 비하하고 가진 게 실제로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더 내놓지 않고 뭐하냐며 더 욕을 해댑니다. 저 같아도 내기 싫을 것 같아요.
1%의 세상을 점령한 뒤 좋은 세상이 됐을까?
영화에서는 부유층들이 사회를 지배할 수 있도록 돕는 드로이드 로봇과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중앙시스템을 점령하면서 1%의 세상을 점령해버립니다. 치료도 받을 수 있고 쾌적한 공간이 생긴 것은 팩트이지만 1%가 살던 곳을 99%의 사람들이 모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한을 한다고 한들 제한할 때도 불법으로 들어가려고 애를 썼는데 이제는 더욱 눌러앉으려고 하면서 결국 엘리시움도 지구처럼 타락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영화 엘리시움에서는 부유층이 사람들을 차별하고 동떨어져서 잘 사는 세상을 쳐 부수면서 카타르시즘을 느끼게 해 주는데요. 어쩌면 그렇게 극단적으로 갈 때까지 서로 반목하기보다는 그전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자는 메시지도 담겨 있지 않나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현재도 화성에 도시를 세우겠다며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말 그런 사회가 구축되려고 할 때 부자들이 거기서 살겠다며 선뜻 나설까요? 제 상식으로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 지구가 닥친 문제는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환경적인 문제도 있어요. 인간이 아무리 애를 써봤자 개미가 동네 청소하는 것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손을 놓을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환경 문제가 이슈가 될 때마다 예민하게 굴면서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담배꽁초 그냥 버리고 분리수거 신경 안 쓰고 일회용품을 더 많이 쓰는 사례도 숱하게 보입니다. 정말 앞뒤가 다른 상황이 많기에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으샤 으샤 해도 제대로 변화가 이뤄질지 의문이에요.
우리 사회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푸념
영화 엘리시움은 그냥 틀어놓고 보기도 할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스토리도 흥미롭고 출연하는 배우들도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며 다짐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저는 인간은 모두 이기적이고 악의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습니다. 다만 환경과 교육, 경험을 통해 다듬어지는 것뿐이라고 봐요. 하지만 저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분명 좋은 쪽으로 갈 것이라고 미련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99%의 평범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아닌 1%의 선한 천재들이 기술이든 제도든 강력한 방법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역사는 1%의 사람들도 인해 변화했잖아요? 그래서 저는 뭘 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푸념을 하면서도 희망을 가진 이상한 놈이긴 합니다. 여러분은 엘리시움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실까요? 그냥 단순 부자와 서민의 대결, 말도 안 되는 SF 영화로 보실 수도 있겠지만 저보다 더 깊은 뜻을 찾아내고 음미하는 분들도 계실 듯합니다.
'내 맘대로 감상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헌터 킬러, 적을 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나? (0) | 2022.10.13 |
---|---|
예스맨, 억지로 하는 긍정도 행운을 가져올 수 있다? (0) | 2022.10.11 |
머니볼,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경쟁하기 (0) | 2022.10.08 |
투모로우, 사상 최악의 추위가 온다면?! (0) | 2022.10.07 |
코어, 지구 핵이 멈추면 생기는 끔찍한 일들! (0) | 2022.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