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감상평 / / 2022. 10. 23. 15:53

블라인드 사이드, 보이지 않는 쪽을 바라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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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사이드의 뜻이 무엇인가?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쪽을 뜻하는데 미식축구에서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헬멧을 쓰다 보니 공을 보급하는 쿼터백이 공을 던질 때 공을 들고 있는 손 반대쪽의 시야가 제한이 됩니다. 오른손잡이면 왼쪽이 보이지 않고 왼손잡이면 오른쪽이 보이지 않겠죠? 그래서 수비팀은 쿼터백의 블라인드 사이드를 공략하기 위한 거친 태클을 하게 됩니다. 주인공인 마이클은 쿼터백의 보이지 않는 쪽을 보호하는 포지션에 가게 되는데 이런 스포츠 용어의 뜻뿐 아니라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서 외면받는 아이들을 뜻하는 중의적인 표현입니다. 사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라고 해서 믿기지 않는 순간들을 보며 이해하려고 애를 써봤는데 만약 실화인 줄 모르고 봤다면 그저 착함을 퍼트리려는 기독교 기반 도덕 영화 정도로 여겼을 것 같아요. 마이클은 정상적이지 않은 부모의 집에서 벗어나 위탁 가정에서 살면서 눈칫밥을 먹다 보니 자신감도 의욕도 모두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 마이클이 추운 날씨에 터벅터벅 걸어가는 모습을 본 리앤(산드라 블록)은 차를 멈춰 세우고 집으로 불러들이는데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어쩌면 기적이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모든 것이 다 맞아떨어져도 하기 어려운 행동과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자들의 위선? 착한 짓하며 만족하기?

리앤은 잘 나가는 인테리어 회사의 대표이고 그의 남편은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대표이니 얼마나 잘 사는 집안인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인데요. 리앤이 마이클을 돕기로 마음먹은 뒤에 부자 친구들과의 수다 과정에서 자선 사업을 하는 것이냐 자기만족 때문에 하는 것이냐 등등 비아냥을 듣자 기분이 상하기도 했지만 다시 자신의 진심을 돌이켜보는 계기도 된 것 같아요. 결국 리앤 부부는 마이클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중대한 결정을 합니다. 모르는 이들이 봤을 때는 덩치가 어마어마한 흑인 소년을 딸까지 있는 집에 들이는 것만으로도 소스라치게 놀랄 일이지만 마이클은 열악했던 가정 형편이 상상도 되지 않을 정도로 착한 인성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윗 문단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기독교 기반 도덕 영화들을 어색하게 느끼는 사람 중 하나이다 보니 실제 자선 단체들에 대해서도 그다지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는데요.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가난을 홍보해야 하고 고통을 앞세워 주머니를 터는 것까지는 그럴 만도 하다 싶지만 결국 대부분의 비용이 운영비로 빠져나가거나 기타 사업에 쓰인다는 것을 보고는 정기 후원을 몽땅 끊어버렸습니다. 이런 제 마음가짐 때문인지 그저 착해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보면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만 이 영화에서는 그들이 결심을 하게 되는 하나하나의 과정들이 보여서 불편하게 느끼지는 않을 것 같아요. 

 

내가 보지 못한 재능도 블라인드 사이드일까요?

미식축구에서는 공격과 수비가 약간 일반적인 개념과 반대인데요. 보통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면 공격, 수비적인 성향이면 당연히 수비를 해야 맞을 것 같은데 오히려 반대라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왜냐하면 수비수는 상대 선수들에게 달려들어서 거칠게 태클을 해야 하는 역할이고 공격팀은 수비수들을 피해 달아나야 하기 때문인데요. 극 중 마이클은 엄청난 피지컬로 인해 우수한 미식축구의 재량을 갖췄지만 사람이 다치게 할 정도의 성격이 아니어서 감독이 답답함에 미쳐버릴 지경이 되었는데요. 어느 날 선물로 차를 받은 마이클과 막내 동생이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충돌 사고를 겪게 됩니다. 그때 막내 동생은 사고에 비해 부상 정도가 경미했는데요. 그 이유는 충돌 순간 마이클이 동생을 보호했기 때문입니다. 리앤은 마이클의 이 과도한 보호 본능을 미식축구에 적용하기로 마음먹습니다. 마이클이 보호해야 할 쿼터백을 동생, 가족처럼 생각하고 보호하라는 계시를 준 것이죠. 그 때문에 마이클은 전국에서 호시탐탐 노리는 엄청난 선수로 인정받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가 본능적으로 하고 있는 무엇인가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성격이라 그렇지 원래 그런가 보지 하며 넘기고 있진 않나 싶습니다. 쿼터백이 공을 던지는 행동, 지금 하고 있는 그 행동으로 인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진짜 재능이 가려졌을 수 있으니 때로는 지금 해야 하는 일이나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서 몇 걸음 떨어져서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연기, 먼치킨, 배우 등 보는 재미가 쏠쏠한 영화!!

아무래도 자선 영화 같은 느낌이라 그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분들, 특히 기독교 영화에 강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분들에게는 시청을 권해드리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 여주인공으로 처음 섭외 요청을 받은 여배우가 줄리아 로버츠였다고 해요. 상상만 해도 꽤 잘 어울렸을 것 같지만 산드라 블록의 표독스러운 연기가 조금 더 나은 것 같긴 합니다. 아무튼 줄리아 로버츠는 독실한 힌두교 신자여서 거부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러한 불편함이 없다면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히 자연스럽고 마이클이라는 먼치킨 캐릭터로 인한 시원시원함이 있고 리앤 부부의 재력 덕에 가슴 졸이면서 볼만한 것도 없어서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리앤 부부의 딸 콜린스 투오이를 맡은 릴리 콜린스가 상당한 미모를 뽐내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얼굴을 알리고(데뷔는 1999년 타잔) 많은 작품에서 활약했네요! 근황을 정말 잘 자랐습니다! 이 영화를 저는 5번 정도 봤고 볼 때마다 재미있게 봤어요. 알고 보니 영어 공부용으로도 추천하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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