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리얼해서 보는 내내 숨이 가빠져 오는 영화
평소 워낙 재난 영화를 좋아해서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면 챙겨서 보는 편인데요. 넷플릭스에서 발견한 이 영화, 최후의 호흡은 그야말로 물에 대한 공포증을 다시 느끼게 할 정도로 리얼했습니다. 어릴 적 수영을 배우다가 다리에 쥐가 와서 허우적대는데 그걸 장난으로 알고 오히려 물을 더 먹게 만든 수영강사로 인해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수영장이나 계곡, 해수욕장에서 입수하는 것을 극도로 힘들어했었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의 내용이 심해 잠수사가 당한 사고이니 본능적으로 공포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재난 영화에서 출연자가 물속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올 때면 일부러 숨을 참아보곤 하는데 이건 그런 장난을 칠 기분조차 들지 않는 레벨입니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지더라도 결국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영역이 있기에 정말 위험해도 누군가는 일을 하게 됩니다. 물론 그만큼 보수가 크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지 않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심해는 우주와도 같다고 할 정도의 환경
유명한 영화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심해를 탐사하는 것이 우주에 가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미지의 영역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우주 못지않게 깊은 바다 세계를 잘 알지 못해요. 그렇기에 심해 잠수사들이 겪는 환경은 우주에서의 생활처럼 매우 특수한 듯합니다. 주인공 크리스 레몬스는 베테랑 잠수사이지만 아직 심해 잠수에 관해서는 경력이 짧다 보니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분위기도 좋게 만들려고 애쓰는 인재입니다. 그가 마침 아내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브이로그처럼 영상을 찍으며 기록을 남기는데 그런 기록들을 바탕으로 영화가 진행이 되어서 극한 직업을 보는 것처럼 속속들이 작업의 과정을 볼 수 있어요. 이들은 배에서 생활할 때도 압력이 가해지는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을 하는데 신기했던 것은 기압 조절을 헬륨으로 해서 목소리가 달라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배 위에서 적응시간이 지나면 다이빙벨을 타고 심해로 들어가서 주어진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바다를 좋아해도 매 순간마다 극도로 긴장이 될 것 같은데 그럼에도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일하는 이들이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태풍으로 시작된 끔찍한 순간
영화의 배경이 된 북해는 평소에도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바닷 일이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 때도 평온하던 바다에 태풍이 몰아치면서 위치를 고정해야 할 배가 이동하게 되고 다이빙벨이 딸려 가게 되는데 그 와중에 주인공인 크리스 레몬스 잠수사의 엄브리컬이 구조물에 꼬이고 결국 끊어져버리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엄브리컬은 잠수사에게 필요한 산소뿐 아니라 체온 유지를 위한 온수, 통신을 위한 선 등등 생명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이빙벨 안에서 엄브리컬을 정리하며 보조하던 분의 넋 나간 표정을 보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어요. 배가 정지해 있으려면 수많은 프로펠러를 정교하게 조정해야 하는데 워낙 어려운 일이다 보니 인간이 하기는 어렵고 애초에 컴퓨터가 자동으로 하게 설계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컴퓨터가 맛이 가버렸으니 수습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비상 산소통은 겨우 5분 정도의 용량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오해하는 것이 있습니다. 산소통이 크고 무거워 보이니 오랫동안 숨을 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요. 의외로 매우 짧습니다. 생각보다 짧은 것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평소에 자주 보는 소화기 또한 분사 시간이 1분 이상일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실상 길어야 17초 정도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람이 맬 수 있는 산소탱크는 그 양 자체가 매우 적은데요. 애초에 계속 산소를 공급받는 엄브리컬로 연결되어 있기에 비상 산소통은 더 작은 크기였나 봅니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은 5분이라고 해요. 하지만 배를 조종하는 컴퓨터가 수습되지도 않은 채 10분이 넘게 시간이 지나고 결국 최후의 수단인 껐다 켜기를 시도합니다. 아마 이 시점에서 주인공이 사망했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었어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의 판단
앞서 언급했다시피 엄브리컬은 산소뿐 아니라 전기까지 공급을 합니다. 그것이 끊어진 것이니 라이트를 켤 수도 없는데 어디론가 이동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자칫 방향을 잘못 잡으면 엉뚱한 곳으로 가서 구조하기 더 어려울 것입니다. 다행히 크리스는 구조물의 위치를 찾았고 그 위에서 대기하는 것으로 결정하는데요. 거기까지 올라오는 것만으로도 산소는 모두 소진했을 듯합니다. 정말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영화에서는 그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줘요. 혹시라도 심해에 대한 공포가 있는 분들이라면 매우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주인공은 구조됐을까요? 안 됐을까요?
영화를 직접 보는 것을 권장드리지만 검색만 해봐도 결과는 나오기에 바로 찾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구조 여부를 떠나서 우리가 심해 잠수사가 될 일은 없겠지만 매 순간 심해에 들어가는 심정으로 큰 각오를 하고 또는 마음의 정리를 하면서 하나의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일을 하던 중 심해에서 사고를 당한 것처럼 막막할 때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물론 목숨이 걸린 상황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의 삶에 비춰볼 만한 내용 아닐까 싶어요. 그런 의미들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고도 짐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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