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감상평 / / 2022. 10. 4. 22:54

콘스탄틴, 지옥까지 다녀오는 키아누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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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청년

인간의 피가 섞인 천사와 악마가 인간 세상에 공존하는 세상에서 마치 귀신을 보는 것처럼 그들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은 그 능력을 증오하며 자살을 시도합니다. 안타깝게도 자살은 실패하게 되고 그는 지옥에 가는 운명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천주교에서는 자살 또한 지옥에 가는 티켓으로 본다는 설정이 있거든요. 실제로도 그런지 검색을 해봤지만 개신교, 천주교 그리고 불교까지 모두 자살을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끊지만 그 역시 생명을 해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살을 하면 무조건 지옥에 간다는 것이 교리에 맞는 해석인지 명확하게 나오는 자료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아무튼 이대로 죽으면 지옥에 가는 것이 뻔하게 되어버렸으니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세상에 존재하는 악을 사냥하며 천국에 갈 기회를 확보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정말 강인하지만 흡연의 유혹만큼은 이겨내지 못한 영웅

콘스탄틴은 영화 내내 담배를 물고 라이터로 멋지게 불을 켜며 담배 연기를 지나치리만큼 멋있게 뿜어내는데요. 유독 창백한 그의 얼굴빛이 예고한 것처럼 그는 폐암 말기로 적이 아닌 니코틴, 타르에 죽게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의 냉철한 판단력과 화려한 이펙트의 장비들은 눈을 즐겁게 하는데요. 십자가와 성수, 용의 입김 등등 상식적인 장비들부터 풍뎅이의 소음을 발생시켜 악마들이 칠판 긁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불쾌하게 하는 등 다양한 아이템이 나옵니다. 아무튼 아무리 장비가 빵빵하다고 하더라도 강력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적을 제거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요. 갈수록 강력한 적이 나와서 그런지 아슬아슬하게 이겨 내고 나서 담배 한 까치를 딱 꺼내 무는 모습이 얼마나 섹시한지 모릅니다.

 

어쩌다가 지옥에 다녀오는 콘스탄틴

여주인공인 안젤라는 자신의 쌍둥이 동생 이사벨이 병원에서 자살을 하는 것을 꿈에서 보고 깜짝 놀라는데요. 결국 그것은 실제로 일어나고 현장에 찾아간 안젤라는 자살이 아닐 것이라며 믿지 못합니다. 자살을 했으니 지옥에 갈 동생이 안타까워 신부님까지 찾아가는데 그때 콘스탄틴을 만나고 그 사연을 들은 콘스탄틴은 계속 퉁명스럽게 대하다가 결국 직접 지옥에 다녀오기로 합니다. 다녀온다고 하니까 뭔가 집 앞 편의점을 다녀오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요. 영화에서 보면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마음이 쓰인다고 한들 생판 모르는 사람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다니 마음이 따뜻한 것인지 안젤라에게 반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지옥의 모습을 형상화 한 모습에 살짝 졸아서 감상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2005년의 컴퓨터 그래픽이라 퀄리티가 엄청나게 높은 것도 아니고, 퀄리티가 높다 한들 상상의 표현일 뿐이니 저게 지옥이다라고 할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지옥에 대한 이미지가 저럴 수도 있겠다는 인상을 심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모태 신앙으로 성경을 배웠다 보니 저런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몰입이 됐어요.

 

희생으로 천국에 가려는 찰나 살려주는 루시퍼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씬에 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대천사 가브리엘이 악마를 태어나게 하려는 순간 능력이 부족했다고 판단한 콘스탄틴을 신을 부르짖다가 유리조각으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합니다. 그러자 루시퍼가 나타나 호심탐탐 그를 지옥으로 데려가려고 기다렸던 것처럼 기뻐하는데요. 루시퍼가 가브리엘이 하려는 짓을 보고 저지하게 됩니다. 염치는 있는지 루시퍼는 원하는 것이 있다면 들어주겠다고 하고 콘스탄틴은 이사벨이 지옥에 가지 않게 해달라고 하고 그 소원은 이뤄집니다. 이제 콘스탄틴을 지옥으로 끌고 가려는 루시퍼, 콧노래까지 부르며 신이 났는데 이상하게 끌려오지 않자 돌아보니 콘스탄틴은 희생을 통해 천국으로 올라가게 생긴 것이었어요. 이 순간이 충격이었는데 루시퍼는 콘스탄틴의 손목도 치료해주고 폐에서 암덩어리와 시꺼먼 타르 등을 모두 꺼내며 살려줍니다. 아직 보내줄 수 없다는 것이었겠죠.

 

최악의 운명을 알았음에도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운명을 믿는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믿든 믿지 않든 스스로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걸어가느냐에 따라 과정 또는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운명이 너무나 최악의 결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저도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은 삶의 의욕이 없을 듯합니다. 콘스탄틴이 천사와 악마, 구마 의식이 메인 테마이다 보니 그런 요소들에 눈이 뺏기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저는 운명과 그것을 대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영화를 보면 볼수록 더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존재조차 믿지 않은 분들도 많겠지만 그 어떤 것이든 내 운명이 안 좋게 정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여러분은 어떤 심정일 것 같으신가요?

 

마니아들의 평가는 별로지만 쾌감이 있는 영화

아무래도 종교의 색이 강하고 컬트 문화로 도배되어 있다 보니 불쾌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을 것입니다. 게다가 원작 만화를 기대하고 보는 마니아들은 대부분의 원작 기반 영화가 그렇듯 만족감보다는 비난을 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오히려 배경지식 없이 가볍게 보는 일반 관객들은 요소요소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기에 추천하기에 부끄럽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속편도 곧 나올 것 같아서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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