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감상평 / / 2022. 11. 8. 01:09

영화 2012, 최악의 재난 대비는 낭비일까?

반응형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재난은 뭘까요?

우리는 지구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지구 자체가 완파되거나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급변하는 것이 가장 최악의 재난일 것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최악의 재난 중 하나가 바로 노아의 방주가 나오는 대홍수인데요. 다시는 물로 벌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무지개를 보여주셨다고 하지만 혹시 모르잖아요? 이미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있고 만년설이 녹으면서 해수면도 오르고 있고 올여름 서울만 해도 어마어마한 물난리를 겪었고 저 멀리 파키스탄은 국가 위기 수준의 홍수가 터졌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지구가 물에 잠기는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잠길 수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편 상상할 수 있는 재난의 종류는 홍수뿐 아니라 매우 다양할 것입니다. 식량 부족으로 인한 기근, 혹독한 추위로 인한 한파, 국가 간의 전쟁도 있을 수 있고, 각종 병충해에 더 나아가 행성의 충돌, 그리고 외계 생명체와의 마찰 등등 끝도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겪고 있고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물난리만큼은 대비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재난의 대비를 하자고 하면 유난 떨지 말라고 하죠?

항상 재난이 터지면 누군가의 책임을 물으면서 미리 대비하지 않은 책임은 찾지 않는 듯 합니다. 미리 대비하려고 할 때는 계속 다른 것들에 우선순위가 밀리고, 그것을 모두가 동의했을 테니 미리 대비하지 않은 책임자를 찾기보다 결과적으로 탓을 하기 좋은 책임자, 여론을 끌어줄 누군가를 찾기가 가장 쉬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에 대한 투자를 미련한 짓, 낭비,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누구나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만 하더라도 수학이라는 학문을 연구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규칙에 대한 이해와 그 규칙을 실제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인 사고력이 키워질 테고, 그 사고력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잖아요? 그러나 당장 쓸모없으니 뭐하러 배우냐며 증오합니다. 그 덕에 수학 강사들이 돈을 버는 것일지도 모르죠. 마찬가지로 당장 필요 없어 보이는 재난 대비를 계속 반대해왔으면서 일이 터지면 책임자를 찾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등한시하는 수학으로 돈을 버는 수학 강사들이 있듯 모두가 등한시하는 재난, 환경 문제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면 최소한의 대비는 가능합니다.

아무리 경제 대국이라고 해도 예산이 넉넉한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부족하다 부족하다 하는데 매년 연말 필요 없어 보이는 공사를 하는 모습이나 정말 의미없어 보이는 행사들에 돈을 쏟아붓는 지자체들을 보면 답답합니다. 물론 주민들의 만족이 중요하기에 티가 나는 일에 돈을 써야 하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결정권자들의 문제라기보다 그들에게 결정권을 쥐어준 주민들의 책임이고, 지금 당장 쓸모 있어 보이지 않더라도 반드시 대비해야 하는 일에 예산을 투자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는 주민들의 자세가 되어 있어야 대비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에서는 과학자들이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예측을 했고 그들의 의견을 권력자들이 귀담아듣고 대비를 시작하는데요. 이 과정 자체가 말이 안 되긴 합니다. 분명 현실 세계에서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을 것이니깐요. 하지만 어쨌든 이론적으로 우리는 중요하지 않지만 티가 나는 사업이 아닌 중요하고 티 나지 않는 일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중대한 일에 대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인류의 생존을 대비할 수 있도록 밀어붙인 에이드리언 햄슬리 박사는 재난이 닥치는 시간을 계산했다가 추후 다시 관측된 결과를 기반으로 자신의 계산이 틀렸다는 것을 대통령의 면전에서 이야기 합니다. 사실 그의 계산이 틀렸다기보다는 상황이 변한 것이죠. 이렇든 저렇든 일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일정이 달라진 것이고 그 일이 국가, 세계 단위의 일이라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찾으라면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운전이라거나 비행, 끔찍한 재난의 장면보다 햄슬리 박사가 자신이 틀렸다고 말하고, 또 그것을 알아주는 대통령의 대화였습니다. 정말 살다 보면 사소하든 중요하든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설마 설마 하고 등한시하다가 결국 일이 틀어지고 나서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는 그 태도, 정말 역겨운데요.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실수에 대해 함께 책임지기보다 남 탓, 책임을 지우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보니 그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2012, 재난 영화 중 스케일이 엄청난 영화로 유명한데요. 마야인들의 세계 종말론까지 겹치면서 엄청난 흥행을 했습니다. 저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이라면 상당수는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성경에 나왔던 것처럼 대홍수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침수 피해는 예방할 수 있지 않을지 감히 바라봅니다.

반응형
  • 네이버 블로그 공유
  • 네이버 밴드 공유
  • 페이스북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