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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10대들의 첫 인생 목표 : 대학교 합격
베어곰곰은 2004년 11월 수능을 보고 2005학년도에 대학교 입학을 합니다. 누가 들어도 아는 이름의 대학교이고 전공 또한 만족스러웠으며 위치도 아주 좋았기에 자랑스러운 결과였어요. 수시 전형의 비율이 높다 보니 요즘 대입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한 치열함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수시는 수시대로 내신 관리를 위해 엄청 고생하잖아요? 아무튼 대한민국의 10대뿐 아니라 수많은 나라의 10대들은 성인이 되기 전 대입의 문턱을 넘어서야만 합니다. 그렇기에 만족스러운 학교에 합격했다는 것은 행운을 얻게 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청개구리 같은 성격 때문인지 내가 진짜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일이 기존 대학교의 학사 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는 전공이기에 어쩔 수 없이 점수대에 맞춰서 좋은 학교로 간 것이거든요. 어디에 내세워도 부끄럽지 않은 이름이기도 하고요. 억지로 다닌 것은 아니지만 다소 아쉬움을 가진 채 2005년 신입생 생활이 시작됩니다. 그러다 결국 2학기 휴학계를 내고 다른 학교를 준비하게 됩니다.
배우고 싶은 배우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다.
대학교에 가지 않고 다시 입시를 준비한다면 재수생이 되겠지만 입학은 하고 준비를 시작했으니 반수생이 되었어요. 목표로 한 학교는 흔한 대학교가 아니기에 정원도 적었습니다. 겨우 4~5명을 뽑는데 거기에 남학생은 잘 해야 2명을 뽑는 매우 어려운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왕 마음을 먹었으니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과외 선생님을 구하고 함께 준비하는 친구들과 함께 진짜 열심히 스터디를 하고 결국 1차 시험까지 통과하게 됩니다. 2차 시험은 그룹 토론이었는데 당연히 준비를 했으니 자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예정에 없던 인터뷰까지 한다는 소식에 살짝 당황스러웠습니다. 전공 교수님을 비롯 다양한 학과의 교수님들 앞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어요. 안타깝게도 정말 망쳐버렸습니다. 무언가를 배우는 자세라면 무조건 교수님의 의도에 맞춰서 답변을 했어야 했지만 워낙 목표한 것이 확고하다 보니 매우 고집스러운 답변을 해버린 것이었어요. 당연히 최종 탈락해버렸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함께 준비하던 친구들은 모두 합격해서 더 아쉬웠어요. 결국 다시 학교에 복학하고 열심히 다니게 됩니다.
2006년 정말 우연하게도 딱 맞는 영화를 만나다.
저처럼 기존의 대학교 교육 시스템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던 이가 기획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 당시 상황에 딱 맞는 영화를 만나게 됐습니다. 억셉티드라는 영화인데요. Accepted 대학교에 합격했다는 뜻입니다. 영화 줄거리는 매우 간단해요. 고등학교 시절에 펑펑 놀던 주인공이 지원했던 대학교에 모두 불합격을 하고,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없는 학교를 만들어서 위장 합격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지원해준 학비를 마음껏 쓰며 놀다가 자신과 같은 학생들이 엄청나게 입학해버리는 바람에 대학교를 진짜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주인공은 인근 명문 대학교에 몰래 들어가 청강을 하면서 진짜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학교를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자신이 만든 가짜 대학교에 온 친구들에게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물어보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학생이 학생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
요즘은 자유롭게 배우는 과정이 도입된 것도 있고 대안학교라는 시설을 통해 다양한 배움을 경험할 수 있다보니 학생끼리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덜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의 내용까지 학생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매우 파격적인 일일 것입니다. 과연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 열심히 하기는 할지? 모두 의문스럽겠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카타르시즘이 느껴지는 영화일 것이에요. 아직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아마 학교에서 깨어있는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건강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종종 틀어주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저런 학교가 있으면 당장 가고 싶다!
배우고 싶은 것만 배울 수 있는 학교는 영화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선생님들 뿐 아니라 교육 제도를 운영하는 공무원들 조차 기존 교육 시스템을 통해 양성이 됐다 보니 파격적인 교육은 매우 어려운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갈수록 엉뚱한 시도를 하는 선생님들이 더 늘어나긴 하겠지만 결국 이단아로 찍히고 좋은 인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기에 선뜻 도전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뭐든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하실 텐데 당장 유튜브에 배우고 싶은 것을 검색해보세요. 간단하게는 요리, 만들기, 더 나아가서는 전문 지식까지 공유해주는 채널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창던지기를 유튜브로 배워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야기도 있잖아요.
문제는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알아가는 것입니다.
평소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하는 분이라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배우고 싶냐는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겠지만 십중팔구는 내가 지금 뭘 배우고 싶은지, 뭘 하고 싶은지 즉각 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것은 개인의 잘못이나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진 환경 탓이 매우 크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 영화를 한 번 보세요. 정말 그 어떤 갈등이나 스트레스 요소도 없이 편안하게 즐기다보면 당장 일어나서 뭔가를 해보고 싶은 의욕이 솟구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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